열두 달 소비멘토
돈을 쓰는 걸 멈출 수가 없나요? 아무리 아껴 쓰려 노력해도 늘 마이너스라고요?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전문가 상담입니다. 열두 달 소비멘토에서는 전문가로부터 경제상담을 받고 싶어도, 상담금액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무료 경제 상담을 준비했습니다.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은 페이지 하단에서 신청해주세요. 이 달의 고민으로 선정된 분께는 고민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함께 3만원 도서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지출이 고민인 '풀리온리'님의 사연입니다.
이 달의 의뢰인 ‘폴리온리’
현재 사회생활 6년차. 저는 사회초년생 때부터 경제관념 없이 살아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늘어난 소비력.
사실 사회초년생 1년 차 때까지는 체크카드로만 생활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신용카드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니, 늘어나버린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네요.
우선 할부를 하지말자라고 생각하고 버티고 있으나, 한 달에 결제되는 대금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어디에 뭘 쓰는지 다양한 앱을 활용해 파악해보기도 했었어요.
대부분 식비, 친구들과의 모임비로 나가더군요. 근데 이게 어디 고정적이나요. 변동이 심해서 어느 달에는 너무 많고, 어느 달에는 너무 심하게 많습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조정하고
써 나가야 할 지 알려주시면 저의 30대 경제생활은 20대보다 좀 더 윤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한 달 월급은 280만 원, 보험료와 적금, 고정비(통신료, 교통비, 동생과 함께 내는 생활비)를 합한 금액은 총 80만 원 가량입니다. 나머지 200만 원을 모두 저금하자니 불안하고,
100만 원만 우선 하려고 하지만, 나머지 금액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곧 결혼도 해야 하고, 대학원도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 돈이라는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구성해야할 지 아무리 공부해도
잘 그려지지 않아 고민을 보냅니다.
소비멘토
안녕하세요, ‘풀리온리’님. 반갑습니다.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지출이 고민이시군요. 용기를 내어 사연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풀리온리’님께 드리고 싶은 말을 다음의 3가지로 정리해보았어요.
현금 디톡스 하기
양가적인 마음에 솔직해지기
나만의 적정선을 찾아보기
그럼 시작해볼까요?
현금 디톡스 하기
‘풀리온리’님의 가장 큰 고민이 늘어난 ‘소비력’이라고 말씀해주셨네요. 보통은 돈을 쓰는 감각이 무뎌질 때 소비력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지는데요.
돈을 쓰는 감각이 무뎌진다는 건 그때그때의 이익과 비용을 따져서 지출하기보다는 특별한 판단 없이 습관적으로 돈을 쓴다는 거예요. 큰 고민 없이, 자유롭게 돈을 쓰니
기분은 좋지만 현실에 발을 딛지 못한 느낌이 들고, 미래를 계획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풀리온리’님에게 추천하고 싶은 돈 관리 방법은 현금 디톡스예요. 지금처럼 신용카드를 쓸 때는 돈을 쓰더라도 바로 그 금액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돈을 썼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체크카드를 쓰더라도 카드 결제는 대금을 결제한 후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돈이 나가는 느낌이 덜해요.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이라도 현금 디톡스를 통해 돈 쓰는 감각을 되찾아보세요.
현금 디톡스란? | 현금 디톡스 실천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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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정도 의식적으로 현금쓰기를 시도해보는 것 |
한 주가 시작될 때 일주일 동안 쓸 현금을 뽑아놓고 되도록 현금으로 계산 해보기 |
현금 디톡스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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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정도 의식적으로 현금쓰기를 시도해보는 것 |
현금 디톡스 실천법 |
한 주가 시작될 때 일주일 동안 쓸 현금을 뽑아놓고 되도록 현금으로 계산 해보기 |
현금 디톡스란 2주 정도 의식적으로 현금쓰기를 시도해보는 건데요. 한 주가 시작될 때 일주일 동안 쓸 현금을 뽑아놓고 되도록 현금으로 계산을 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일주일은 갈 거라고 예상했던 금액이 2~3일 만에 동나버리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key point
그렇게 돈이 동이 나면 또 필요한 만큼의 돈을 뽑아서 쓰세요. 지금은 지출을 줄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지출의 감각을 되찾는 게 목표니까요. 현금을 써보면 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돈을 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지출했던 금액들이 생각보다 큰 금액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지출을 할 때마다 돈이 나가는 헛헛함을 다시 느낄 수 있을 때, ‘풀리온리’님의 돈에 대한 민감도가 살아날 거예요.
양가적인 마음에 솔직해지기
이제 결혼도 하고 싶고, 대학원도 가고 싶은데 왜 지출은 줄지 않는 걸까요? 그건 지금의 상황이 ‘풀리온리’님 마음이 허락하는 일이기 때문이예요. 소비력이 자꾸 늘어나는 것, 식비와 모임비를 줄일 수 없는 것도 사실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풀리온리’님 마음 한 켠에는 고생한 나에게 이 정도의 지출은 허용해주고 싶은 마음, 특별히 큰 지출도 아닌 식비와 모임비 정도에는 넉넉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도 몰라요.
key point
지금 여유롭게 쓰고 싶은 마음과 나중을 위해 돈을 모으고 싶은 두 가지 마음이 ‘풀리온리’님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전자가, 또 다른 때는 후자가 이기겠지요? 결국, 저축을 얼마나 하고 돈을 얼마나 쓰는지는 완벽한 계획이 아닌 ‘풀리온리’님의 진심이 결정합니다.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싶은데 지출을 줄일 수가 없다면 나의 진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
‘풀리온리’님은 지금의 여유로움을 희생해서라도 결혼이나 대학원을 준비하고 싶나요? 혼자 준비하지 않더라도 기댈 곳이 있지는 않나요? ‘아직은 좀 더 쓰고 싶어’라고 외치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이해해주세요. 그 마음을 바라보고 이해한다는 건 무조건 돈을 펑펑 쓴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그 쓰고 싶은 마음에도 충분히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인정해주는 일이에요. ‘옳고 그름’을 떠나 내 솔직한 마음에 충분한 관심을 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돈을 모으고 싶다’는 또 다른 마음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경제생활의 시작은 내 마음에 대한 솔직함이에요.
나만의 적정선을 찾아보기
이미 ‘풀리온리’님은 가계부 앱을 통해 어떤 지출이 많은지 파악했다고 하셨는데요. 가계부를 썼음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면, 가계부에서 단순한 숫자 이상의 데이터를 끌어내지는 못했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가계부를 쓰면 ‘풀리온리’님이 식비로 얼마를 썼는지, 모임비로는 얼마를 썼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데이터가 의미를 가지려면 그 금액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풀리온리’님의 평가가 들어가야 해요. 그리고 ‘풀리온리’님이 이 같은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가계부의 지출들이 그와 같은 평가를 내리기 쉽도록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요.
아쉽게도 시중의 가계부 앱들은 쉽게 기록할 수는 있지만, 위와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는 ‘풀리온리’님이 다음의 8가지 항목으로 가계부를 작성해보길 권해드려요.
다음 표는 1인 생활자의 지출을 그 목적에 따라 8가지로 나눈 건데요. 원하는 가계부에 다음과 같이 항목을 나누어놓고 지출들을 분류해보세요.
다음의 항목들은 지출들을 그 목적에 따라 큰 카테고리로 분류했기 때문에, 그 비용이 적절한지를 평가하기 쉬워요.
고정비 | 숨만 쉬어도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 | 월세, 보장성보험료, 공과금, 통신비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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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비용 | 식재료비, 간식비, 배달음식, 생활소모품 등 |
활동비 | 취미생활을 위한 비용 | 도서구입, 필라테스 센터 이용권 등 |
친목비 | 소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한 비용 | 친구와의 만남에서 쓰는 식비, 데이트 비용 등 |
꾸밈비 | 나를 치장하기 위해 쓰는 비용 | 의류, 속옷, 악세사리, 가방, 안경, 렌즈 등 |
차량비 | 차량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 | 주유비, 주차비, 차량정비 등 |
기여비 |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하기 위한 비용 | 경조사비, 부모님이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 등 |
예비비 | 위에 속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비용 | 공인인증서 갱신, 가구 구입 등 |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옷에 20만 원을 썼다고 가정해볼게요. 의류비에 20만 원을 쓰는 게 적절한지 아닌지는 단독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화장품, 옷, 렌즈 등의 비용을 포함해 꾸밈비로 30만 원을 쓰고 있다면 그만큼의 비용이 적절한지, 아닌지는 한결 판단하기가 쉬워집니다. 옷에 얼마를 쓰는 게 적절한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꾸밈이라는 가치에 얼마를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에요.
key point
무조건 돈을 아끼거나, 무조건 소비에 올인 할 필요는 없어요. 활동비로 60만 원을 쓰고 있는데 마음이 불편하다면 어느 정도가 내가 편안한 지점인지를 질문해봅니다. 50만 원이라면 어떨까? 30만 원이라면 어떨까? 자꾸만 질문을 하며 세심하게 그 정도를 살펴보는 거예요. 이번 달에는 30만 원으로 적정선을 잡아보고, 실제로 써보니 어땠는지를 돌아봅니다. 너무 타이트했다면 다음 달에는 40만 원으로 기준을 잡아보고요.
내 마음이 흡족한 적정선은 자신만이 정할 수 있어요. 한 번에 완벽한 적정선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여러 차례 실험을 해보며 ‘풀리온리’님만의 적정선을 찾아보세요.
열두 달 소비멘토에 돈과 관련된 여러분의 고민을 보내주세요.
소비멘토가 매 월 한 분의 사연을 선정해, 속 시원한 답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