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루틴
“집을 돌보는 건 나를 돌보는 일”
집을 정리하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돌보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오늘 만나볼 살림 에디터 두룸님은 완벽한 살림보다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꾸준한 살림을 선택했습니다. 소소한 살림 루틴을 다듬어가며, 어지러움이 오래 머물지 않게 일상을 꾸려가고 있죠. 매일의 살림이 쌓여 집을 지키고, 그 공간이 다시 나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집을 가꾸고 있는 두룸님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Interview
두미님 반갑습니다.
소비자시대 웹진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완벽한 살림보다는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살림법을 소개하는 두룸 정두미라고 합니다. 매일의 작은 행동(‘do’)으로 완성되는 공간(‘room’)이라는 살림 철학을 제 별명 두룸에 담았어요.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살림을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쪼개 루틴으로 만들고, ‘나다운’ 살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콘텐츠로 나누고 있습니다.
일상의 살림이
콘텐츠이자 일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원래 집에 애정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신경 쓸 부분이 훨씬 많아지더라고요. 육아와 살림, 일을 병행하며 번아웃이 오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덜 지치게 살림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커졌죠. 책을 수없이 찾아보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따라 해보며 시행착오를 겪고, 저에게 맞는 살림 방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 ‘매월 1일 살림’과 ‘요일 살림’ 같은 루틴이고요.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다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감사하게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그렇게 일상의 살림이 제 일이 되었습니다.
완벽한 살림보다 ‘꾸준한
살림’을 강조하셨어요.
이런 관점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SNS를 통해 청소 후 깔끔하게 정돈된 애프터 사진을 보여드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그 상태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아요. (웃음) 중요한 건 어지럽혀지더라도 금방 원상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상 속 작은 루틴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 전 가족이 공용 공간을 함께 정리하고, 샤워 후에는 온수로 욕실을 한 번 헹궈 오염이 쌓이지 않게 하는 거죠. 작은 행동이 쌓이면 청소 주기도 길어지고, 공간도 훨씬 깨끗하게 유지되더라고요.
‘매월 1일 살림 챌린지’가
많은 분의 살림 루틴이
되고 있습니다.
몇 년째 매월 1일이 되면 실천하는 다섯 가지가 있어요. 바로 칫솔 교체, 수세미 교체, 세탁기 청소, 건조기 청소, 식기세척기 청소입니다. 칫솔이나 수세미처럼 매일 쓰는 물건은 교체 주기를 정해두지 않으면 생각보다 오래 쓰게 되거든요.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처럼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도 마찬가지예요. 한 달에 한 번 청소해 두면 그 기간 동안 마음 놓고 쓸 수 있어요. 매월 1일 살림 챌린지를 통해 살림 루틴을 처음 만들었다는 분들도 많았고, 샤워타올 교체처럼 각자만의 방법을 더해 지금껏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해주시는 분도 계세요. 챌린지를 함께하는 분들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스며들고 있다는 걸 느낄 때마다 보람차게 느껴져요. (웃음)
매월 1일 살림 챌린지 후기
청소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진짜 기본 청소책>
에 이어 <살림의 책>까지
두 권의 책을 발간하셨어요.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짜 기본 청소책>은 공간별 청소 구역을 작게 나누고, 요리 레시피북처럼 청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에요. 월별, 주간, 일간 루틴부터 추천하는 청소용품까지 모두 담은 책이라 실용적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림의 책>은 다섯 분의 작가님*과 함께 작업했는데요. 모두들 본인만의 특별한 살림 이야기와 추천 아이템 등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간 나누지 못했던 집과 살림을 좋아하게 된 계기나 두 번의 인테리어를 경험한 후기, 그리고 나누고 싶었던 살림템을 상세히 소개했답니다. 이 책을 참고하여 나만의 살림 스타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정리 전문가 이지영 작가, 보통엄마 진 강효진 작가, 메이 이혜림 작가, 오하셀 강동혁 작가, 해내는 살림 장석현 작가
청소나 정리를 시작할 때
늘 부담이 되는 공간이
있잖아요. 욕실 청소 시
두미님의 팁이 있다면요?
욕실은 방심하고 내버려두면 오염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곳이죠. 저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어요. 환기와 청소도구. 평소에 가급적 환풍기를 켜두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문을 활짝 열어둡니다. 그리고 사용 후에는 꼭 샤워기를 사용해 온수로 욕실을 전체적으로 한번 헹구고, 물기를 제거하고 있어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롱스퀴지, 길이가 긴 청소솔 등 청소 도구를 욕실 안 손 닿는 곳에 두고 바로 쓸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도 좋아요.
살림 도구나 세제 선택에
고민이 많은 분들이
만족스럽게 쓸 수 있는
‘기본 살림템’
추천해 주세요.
살림을 지속하는 데 있어 살림도구나 세제 선택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 두는 3가지 아이템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바이오크린콜 소독제로, 소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주정을 원료로 만들어진 식물성 소독수입니다. 살균, 소독 효과가 좋아서 주방과 욕실에서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따꼬행주인데요. 한 장씩 뜯어 쓰는 행주로, 원단이 탄탄해서 사용감이 좋아요. 버릴 때도 생분해가 되는 소재라 친환경적이고요. 마지막으로 닥터베크만 세탁조 클리너를 추천하고 싶어요. 액상 타입이라 사용이 편하고 그동안 써본 제품 중 세탁기 청소 효과가 제일 좋더라고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놓치지 않고 챙기는 살림
루틴이 있으실까요?
계절별로 중점적인 관리 포인트를 기억하고 계획을 세워 청소하면 좋은데요. 봄에는 미세먼지가 많아 창틀, 방충망, 베란다, 현관을 꼼꼼하게 신경 써서 청소하는 편이에요. 일어나자마자 청소포를 사용해서 밤사이 쌓인 먼지를 닦아주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여름이 오기 전에는 에어컨 필터도 미리 세척하고 내부 먼지를 제거해 주면 좋아요. 실외기 먼지를 닦아주고 닫아 두었던 환기구도 열어둡니다. 장마철에는 습기로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습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요. 가을이 되면 사용했던 에어컨과 선풍기를 청소해서 넣어두고요. 겨울에는 결로가 생기지 않게 충분히 환기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아무리 추운 날에도 실내 환기는 꼭 하고 베란다 창문은 조금이라도 열어서 결로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
| 창틀·방충망·베란다 미세먼지 청소 |
에어컨 가동 준비, 곰팡이 및 습도 관리 |
여름 내 사용한 냉방기기 청소 |
충분한 환기로 결로 방지 |
살림이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분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살림을 배워 본 적이 없으니 처음엔 어려운 게 당연해요. 집이라는 공간이 단정해지면 나가서 하는 모든 일들에 큰 에너지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번거롭고 미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살림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15분 타이머 활용법도 추천해요. 15분이 부담스러우면 5분으로 맞추고 일단 시작해 보세요. 정해진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타임랩스를 켜두고 촬영해 보세요. 이게 묘한 쾌감이 있어요. “이 시간 안에 정리가 되네?”, “어머, 정말 달라졌구나” 하는 게 한눈에 보이거든요.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생각보다 금방 끝나는 살림이 많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면 로봇청소기나 식기세척기 같은 가전제품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아요. (웃음)
집이라는 공간은
사는 사람을 닮는다는
말도 있죠.
두미님의 집 풍경이
궁금해요.
얼마 전 이사를 하면서 전체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진행했는데요. 좋아했던 집을 떠나 아쉬움 반, 새로운 스타일의 집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설렘 반이었습니다. 이번엔 따뜻한 컬러의 타일이나 마감재를 많이 사용했고, 제 로망이었던 우드와 스텐 조합의 주방을 완성했어요. 구축아파트라 개방감이나 공간 활용도 면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천천히 나답게 집을 다듬어가는 단계예요. 어떤 게 더 사용하기 편하고, 보기에도 예쁠지를 늘 고민하면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두미님 개인 일상도
궁금해지는데요.
딸 둘을 키우며 바쁘게 일하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아이들 등교 후 짧은 산책 후 집에 들어와서 10시부터 12시까지는 콘텐츠 기획이나 편집 등을 하며 업무를 보고 점심을 먹어요. 일주일에 2일 정도는 촬영을 몰아서 하기도 하고요. 오후가 되면 중간에 아이들 케어를 하고, 저녁을 챙겨주고 나면 방전이 되기도 합니다. 한동안 한강공원에 나가 짧은 러닝을 했는데 요즘은 날이 추워서 나가기 쉽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좋아하는 입욕제 넣고 반신욕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즐거움에 빠졌어요.
올해 두미님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두룸표 살림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것이에요. 살림 철학, 소소한 일상 글, 살림 체크리스트나 필요한 아이템들을 함께 나누는 거죠. 두 번째는 제작상품을 출시하는 것인데요. 지금은 사용해 보고 너무 만족했던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저만의 센스와 감각을 담아 실용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
나에게 평온을 가져다준다고 믿어요.”
잘 가꿔둔 집에서 가장 행복해지는 건 저 자신이더라고요. 전 공간을 조금씩 바꿔가는 과정이 너무 좋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방법을 나누는 일도 즐겁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꾸준히 나답게 살림하는 방법과 재미를 찾아보세요. 정돈된 집에서 다시 도전할 에너지를 얻는다고 믿어요. 일단 5분만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할 만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