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텃밭에서 길러먹어요!
싱그러운 햇살이 식물 위를 가득 채우는 여름입니다. 뙤약볕에 기운이 쭉 빠지는 날도 많지만, 자연의 성장 에너지는 이맘때 가장 활기차죠. 이런 날엔 마트 대신 집 앞 텃밭에서 딴 채소 한 줌으로 밥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 푸드 마일리지* ‘ZERO’에 도전하는 친환경 실천,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환경도 나름 7월호에선 나만의 텃밭에서 식재료를 키우는 꿀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식품이 생산된 이후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의미한다. 식품이 이동한 거리(km) Χ 운반한 식품의 무게(t).
- 자연의 에너지가 활기찬 여름, 나만의 텃밭을 가꾸기 위한 준비물을 알아보아요.
- 파뿌리 하나로 시작하는 재테크! 친환경 실천과 절약까지 동시에 챙겨요.
- 흙 없이도 가능한 초간단 재배! 콩나물과 무순으로 수확의 기쁨을 느껴보세요.

텃밭 가꾸기, 필요한 준비물
작물을 기르기 위해 꼭 드넓은 밭이 있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베란다, 창가, 옥상 등 햇살이 들어오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자리만 있다면 그 장소가 어디든 나만의 작은 농장이 될 수 있답니다. 물론 기본적인 준비는 필요한데요. 물 빠짐이 원활한 화분과 유기물이 함유된 흙, 기르고 싶은 채소의 씨앗이나 모종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작은 모종삽과 장갑, 물뿌리개, 비료 등을 더하면 훨씬 수월하게 텃밭을 돌볼 수 있을 거예요.
계절마다 잘 자라는 작물은 달라요. 7월처럼 온도와 습도가 높은 시기에는 더위에 강한 치커리, 근대, 엔다이브를 키우기 좋아요. 치커리는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잎채소로 더위에도 잘 크고 샐러드나 나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근대는 국거리로 많이 쓰이는 채소로 잘 자라고, 병해에도 강한 편이죠. 엔다이브 역시 여름철 가정 텃밭용 채소로 적합하답니다.
실내 텃밭 재배 달력

재배 작물 정보는 남부지방에서 실내재배를 할 때 기준
출처 : 농사로
식물은 매일 조금씩 자랍니다. 처음엔 변화가 없는 듯해도 어느 날 싹을 틔우고, 내가 알던 식재료로 커가는 모습만 봐도 힐링되죠. 매일 아침 텃밭을 살피는 시간이 하나의 즐거운 루틴이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내 손끝에서 자라난 작물이 어느새 식탁을 채우면 뿌듯함은 배가 될 거예요.

파뿌리만 있다면 나도 농부!
‘이것’만 있어도 텃밭을 가꿀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바로 뿌리만 달려있다면 언제나, 어디서나 다시 길러서 수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물, 대파입니다.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파는 뿌리 부분만 잘 보관하면 집에서도 반복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파뿌리를 이용한 ‘파테크’가 인기입니다. 파테크란 파와 재테크의 합한 말로, 장바구니의 부담을 줄이고 유통에 따른 탄소배출까지 덜어주는 실속 친환경 실천법이죠.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먼저 대파의 흰 줄기 4~5cm 정도 남기고 뿌리를 자릅니다. 뿌리는 화분에 심어주세요.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주면 새 파가 자라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흙과 화분이 없다면 빈 유리병이나 플리스틱 용기에 뿌리를 두고 뿌리가 잠기도록 물을 부어주어도 좋아요. 어느 정도 자랐다면 뿌리와 줄기 일부만 남겨놓고 수확하면 되는데요. 남은 줄기에선 새로운 파가 계속 자라 지속적인 수확이 가능하답니다. 요즘처럼 지갑을 열기 부담스러운 시기에 ‘파테크’가 소소한 행복을 전해줄 거예요.

물관리만 잘해도 키울 수 있다?!
흙도, 화분도 준비할 필요 없습니다. 잘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고 틈틈이 물만 주면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있거든요. 바로 콩나물과 무순입니다. 이 두 작물은 키우는 재미는 물론, 일주일 만에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특히 물만 잘 관리하면 되기에 아이들과 함께 식물을 관찰하기 매우 적합하죠. 부엌 한자리, 창가 한 자리에서 시작하는 작은 재배, 한번 도전해 보세요!

- 1. 콩을 물에 담가 물에 뜨는 콩은 건져 내고 3~4시간 불린다.
- 2. 그릇에 콩을 넣고 입구에 망을 씌운 후 고무줄로 고정시킨다.
- 3. 검은 천으로 그릇을 덮어 준다.
- 4. 매일 그릇을 물에 담갔다가 망으로 물을 따라 낸다.

- 1. 오목한 그릇에 깨끗한 솜을 깔고 물을 축인다.
- 2. 무순 종자를 물에 한 번 헹군다.
- 3. 젖은 솜 위에 종자가 겹치지 않게 평평히 깐다.
- 4. 솜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적셔 준다.
※한여름에는 물에서 냄새가 날 수 있으니 2~3일에 한 번씩 갈아준다.
- 5. 일주일 정도 직사광선을 피해 종이를 덮어 주면 뿌리가 내린다.
출처 : 농사로
직접 기른 식재료로 지구를 위한 한 끼를 차려보아요!
물론 원하는 식재료 전부를 집에서 기르는 건 어려워요.
때로는 새콤달콤한 과일이 당기기도 하고, 담백한 고기 요리가 생각날 때도 있죠.
그럴 땐 내 지역에서 자란 로컬푸드를 이용하세요.
직접 기르는 작고 소박한 실천과 지역 먹거리 소비가 함께 어우러질 때,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탁을 만들어갈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