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따라가세요"
누구에게나 마음 한편에 오래 눌러둔 크고작은 꿈들이 있을 텐데요. 여기 좋아하는 일을 깊이 들여다보고,
용기 있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선 이가 있습니다.
배낭 하나 메고 전국 곳곳을 돌면서 수많은 김밥집의 온기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고 하는데요.
지역의 풍경, 여기에 만드는 이의 마음과 이야기들이 고요히 포개진 김밥.
그 매력에 푹 빠진 김밥 큐레이터 정다현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Interview
안녕하세요 다현님,
반갑습니다. 소비자시대 웹진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전국의 김밥을 찾아다니며 기록하고 있는 ‘김밥 큐레이터’ 정다현입니다. 김밥 큐레이터라는 이름은 단순한 별칭이 아니라, 김밥을 저만의 기준으로 선별해 많은 사람에게 소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자연스레 팬 분들이 ‘김밥대장’이라고 불러주시면서 어느 순간 김밥대장이 정체성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김밥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활동이 이렇게 많은 분과 연결될 줄은 몰랐어요. (웃음)
대기업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전국 김밥 대장정을
떠나셨다고요.
서른이 되기 전,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매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있었어요. 그러던 중 코로나가 터지며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지고, 결국 타 부서 발령 통보를 받게 됐죠. 그 순간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고, 떠오른 건 바로 ‘김밥’이었어요. 사실 김밥으로 뭘 할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일단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배낭 하나 메고 전국 곳곳 김밥집을 찾아 떠났는데요. 어느덧 5년 차가 되었고, 750곳의 김밥집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김밥에 처음 꽂혔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기억 속 첫 김밥은 어린 시절 집 앞 빨간 포장마차에서 팔던 기본 김밥이에요. 생각해 보면 단순한 재료만 들어갔는데도 간이 정말 기가 막혔죠. 꼬마 단골이 될 정도로 자주 갔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경험이 전국김밥일주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맛, 어쩌면 그걸 계속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김밥 덕후들의 바이블'
이라 불리는 책을
발간하셨어요.
<전국김밥일주 1, 2>소개 부탁드려요!
<전국김밥일주>는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만난 김밥집 중 인상 깊었던 곳을 꾸려 담은 책이에요. 사진만 봐도 김밥을 먹고 싶어질 정도로 글과 사진 모두 정성껏 기록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팬 추천사’예요. 무려 300개 가까운 추천사가 실려 있는데, 활동을 오래 지켜봐 주신 분들의 마음이 책 한 권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제게는 정말 소중한 보물이랍니다!
키링, 그립톡 등
김밥이라는 소재를
다채롭게 변주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새로운 걸 좋아하고, 한곳에 머물러 있는 걸 못 참는 편이에요. 그래서 김밥 관련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것도 해보고 싶다’라는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라요. NFC 키링이나 그립톡 같은 굿즈도 그렇게 탄생했어요. 특히 NFC 키링은 특별한데요. 핸드폰에 대면 전국 김밥지도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김밥패스매장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김밥을 할인받아 살 수 있거든요. 새롭게 시도해 보면 재밌고, 재밌어서 또 새로운 걸 기획하게 되고! 김밥이 창작의 출발점이자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줍니다.
전국김밥일주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여름에 2주간 전국김밥일주를 다녀왔는데, 많은 분의 응원을 느꼈어요. 특히 목포에서 길을 걷고 있을 때 어떤 아저씨께서 힘내라며 시원한 물을 건네주시는데 감동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렇게 도착한 김밥집에서는 그간 활동을 쭉 지켜봤다며 응원해 주셔서 울컥하기도 했고요.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누군가는 제 이야기를 통해 기운을 얻고, 또 응원까지 보내주신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어요.
다현님이 생각할 때
맛있는 김밥은
어떤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단연 ‘밥맛과 간’이라고 생각해요. 잘 지은 밥이라면 재료가 단출해도 김밥은 충분히 맛있거든요. 한입에 재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균형 잡힌 간도 정말 중요합니다. 결국 김밥의 기본은 밥과 손맛이더라고요.
지금까지 방문했던
수많은 김밥집 중 세 곳만
추천할 수 있다면요?
1. 오월의김밥 밥도둑김밥
(서울 관악구 봉천로 605, 102호)
계란지단과 어묵, 땡초소스 세 가지가 들어가는데 밸런스가 정말 훌륭해요.
촉촉한 육수처럼 흘러나오는 계란지단,
여기에 땡초소스가 킥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그야말로 합이 좋은 김밥입니다.
저도 주기적으로 찾는 김밥집 중 한 곳이에요!
2. 연희김밥 매운오징어꼬마김밥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2)
서울에서 좋아하는 오징어 김밥집 중 한 곳입니다.
정말 매운 김밥이 당기는 날 가는 편인데요. 매콤달콤한 양념과 곁들여진 반건조 오징어, 오이가 들어가는데 중독성이 어마어마합니다.
오징어김밥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세요.
3. 감자김빱 청양감자김밥
(강원 동해시 동굴4길 6, 1층 102호)
최근 전국김밥일주 할 때 다녀온 곳인데, 강원도 하면 ‘감자’ 유명하잖아요. 감자채를 썰어 김밥에 넣었더라고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별미였고, 감자채가 들어간 김밥이 특별한 느낌이라 추천해 드려요.
(왼쪽부터) 밥도둑김밥, 매운오징어꼬마김밥, 청양감자김밥
국내부터 해외까지 최근 김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김밥의 천국’으로 김밥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이 김밥을 말아보는 영상이 SNS에 올라올 때마다 신기하더라고요. 지난가을엔 김천김밥축제에 참여하면서 관심이 정말 뜨겁다는 걸 다시금 느꼈어요. 일본 도쿄에서 팬 한 분이 축제 현장에 직접 찾아주셨는데요. 한국 김밥의 고소함을 너무 좋아하신다며 이야기를 건네시는데, 그 순간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기뻤어요. (웃음)
연말을 향해가는 요즘,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은 김밥 팝업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할지 목표도 세우고 있고요. 여전히 김밥 투어도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루틴이 있다면 아침 크로스핏! 1년째 하고 있는데 잘 맞는 운동인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다현님을 상징하는
김밥 한 줄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고소한 기본 김밥이요! 화려한 김밥이 많아져서 좋지만, 한편으로 김밥의 본질은 밥과 간이 잘된 기본 김밥이라 생각해요. 시금치, 어묵, 단무지, 계란, 우엉 아주 기본적인 재료로 만든 김밥을 저를 상징하는 김밥으로 하고 싶어요. 사실 이 김밥으로 이번에 팝업도 진행할 예정이랍니다. (웃음)
김밥의 매력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요?
포용력 아닐까요. 김밥 안에는 어떤 재료도 다 담을 수 있어요. 한 사람의 이야기도 담을 수 있고 지역의 다양한 식재료도 담을 수 있어요. 어떤 걸 넣느냐에 따라 그 모습과 맛이 달라지는 게 김밥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다현님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에
대해 들려주세요!
요즘은 유튜브에 집중하며 더 많은 분에게 김밥의 매력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김밥 팝업도 열 예정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놀러 오세요!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김밥 팝업을 열어 외국인분들에게 한국 김밥을 맛보여드리고 싶어요.
“인생은 너무 짧아요.
당신이 사랑하는 걸 쫓으세요!”
처음엔 ‘김밥 한 줄’이 이렇게 다채로운 세계를 열어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여러분도 마음이 가는 일을 향해 용기 내어 걸어보세요!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는 길은 뜻밖의 기쁨을 데려오고,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 줄 테니까요. 그 시작은 언제나 한 걸음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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