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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레벨업
디저트에서 찾은 소소한 행복
“기쁨이 스며든 한 조각을 만들어요”

글 · 조이앤베이킹(이소연)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어요. 그 순간을 잡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이고요. 여기 덤덤했던 일상에 특별한 순간을 선물하는 디저트를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버터를 녹이고 반죽을 굽는 일을 반복하며, 은은한 행복감이 밀려드는 한 접시를 만드는 조이앤베이킹(이소연)님의 달콤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조이앤베이킹

Interview

Q

조이앤베이킹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즐거운 베이킹을 모토로 활동 중인 파티시에이자 디저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이앤베이킹(Joy&Baking)’입니다. 어린 시절 친한 친구가 이미지와 찰떡이라며 지어준 영어 이름 ‘Joy’에서 따온 이름이죠. 그때부터 ‘Joy’는 저를 표현하는 소중한 이름이 되었고, 디저트에도 기쁨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온·오프라인 클래스, 유튜브, SNS를 통해 누구나 쉽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정말 반갑습니다!

Q

디저트를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A

돌이켜보면 중학생 때부터 디저트를 정말 좋아했어요. 디저트 관련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지내기도 했고, 오븐이 없던 시절부터 과자나 빵을 만들면서 즐거움을 느꼈죠. 학창시절 내내 파티시에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다른 전공을 선택했어요. 약이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던 터라, 대학원까지 진학해 바이오·신약 분야 연구원으로 일했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만 떠다니던 레시피를 주말마다 시험해보고, 유튜브나 책을 참고해 디저트를 하나둘 만들어보곤 했는데요. 이때 촬영한 영상과 사진들을 SNS에 업로드했는데, 조금씩 관심을 보여주시더라고요. 그러던 중 온라인 강의 플랫폼으로부터 베이킹 강의 제작 제안을 받게 되었고,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히 내려놓고 본격 파티시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디저트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르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에 입학했고, 약 9개월간 제과 테크닉, 초콜릿 템퍼링, 설탕 공예 등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어요. 이런 과정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탄탄한 기반이 된 것 같네요. (웃음)

Q

오랜 시간 파티시에라는 꿈을 품었던 만큼, 제과에 대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아요.

A

제과란 정성 들인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휴식이, 누군가에게는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며 디저트를 만들고 있어요. 맛은 물론이고 향기, 식감, 비주얼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로운 디저트를 만드는 데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한 입 먹었을 때 바로 맛있다고 느껴지는 디저트를 만드는 거예요. (웃음) 복잡하고 어려운 테크닉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직관적인 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합니다. 미묘한 식감 차이, 단맛과 짠맛 균형, 정확한 굽기 타이밍까지 디테일을 끊임없이 다듬는 편이에요! 그래서 레시피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꽤나 오래 걸리는 편이랍니다.

Q

SNS 채널 운영, 쿠킹 클래스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데요. 어떤 일상을 보내시나요?

A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몰입해서 일하고 있어요. 요즘 클래스 준비, 시즌 디저트 개발, SNS에 올릴 콘텐츠 촬영, 편집까지 정신없이 끝내면 이미 바깥이 어두워져 있더라고요. 디저트 기획부터 테스트, 스타일링까지 직접 하다 보니 조금 바쁘긴 해도 그만큼 보람도 커요!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한 잔과 함께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은 꼭 가지려 해요.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요가도 시작했고, 직업의 폭을 넓히고자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작지만 소중한 습관들이 쌓여, 하루하루 더 단단해질 거라 믿습니다. (웃음)

Q

작년 베이킹 레시피들을 한데 모아 책을 발간하셨다고요.
<조이앤베이킹 레시피북> 소개 부탁드려요!

A

그간 많은 분들께 사랑받았던 인기 레시피들과 처음 공개하는 창작 레시피들을 한데 묶어 <조이앤베이킹 레시피북>을 발간하게 되었어요. 클래스와 콘텐츠를 통해 검증된 레시피는 물론, 저만의 감성과 아이디어로 만든 새 레시피들까지 꾹꾹 눌러 담았어요. 디저트를 처음 만드는 분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공정별 사진과 꼼꼼한 팁까지 정리했습니다. 특별한 도구나 재료 없이도 만들 수 있는 구움과자, 기념일에 어울리는 케이크류까지! 홈베이커 분들이 일상 속에서 가볍게 꺼내 보기 좋은 책이 되었으면 해요.

Q

일명 ‘곰손’인 홈베이커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 레시피가 있다면요?

A

그진한 초콜릿 풍미가 매력적인 ‘초코칩 쿠키’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작년에 유튜브 채널 ‘커픽처스(coffictures)’와 콜라보하며 개발한 레시피인데, 제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더라고요. (웃음) 굽는 시간만 잘 조절하면 누구나 실패 없이 완성할 수 있어서 베이킹 입문자들에게 특히 추천드리고 싶어요. 초코칩 양을 조절하거나 견과류를 넣는 등 변주를 주면 다양하게 응용도 가능해요. 굽자마자 따뜻하게 먹어도 좋고, 하루 정도 숙성해서 먹으면 맛이 훨씬 안정되어 선물용으로도 제격입니다!

[ 초코칩 쿠키 ]

준비물 : 무염버터 120g, 백설탕 55g, 흑설탕 110g, 소금 1g, 계란 52g, 바닐라 익스트렉 2g, 중력분 155g, 베이킹 소다 2g, 다크 커버춰 초콜릿(칼리바우트 57%) 120g, 토핑용 말돈 소금 약간(생략 가능) *모든 재료는 실온 상태(23도 전후)로 준비하세요.

  • 냄비에 무염버터를 넣고 중불로 태운다. 버터가 진한 갈색이 되면 믹싱볼에 옮겨 50~55도로 식힌다.

    Tip. 무염버터는 깍둑 썰어서 준비하세요.

  • 백설탕, 흑설탕,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골고루 섞는다.

  • 계란과 바닐라 익스트렉을 넣고 거품기로 골고루 섞는다.

  • 중력분과 베이킹 소다를 체에 쳐 넣고 날가루가 80% 사라질 때까지 주걱으로 섞는다.

  • 다크 커버춰 초콜릿을 넣고 날가루가 아예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골고루 섞는다.

    Tip. 초콜릿은 1cm 정도 크기로 다져서 준비. (작은 사이즈는 바로 사용)

  • 랩으로 밀봉한 후 2시간 냉장 휴지한다. 반죽을 8개로 분할해 동그랗게 뭉친 후 붙지 않게 철판에 올린다.

  • 예열한 오븐에 넣어 180도에서 14분 전후로 굽는다.

  • 말돈 소금을 토핑한 후 식힘망에 올려 완전히 식힌다.

Q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 때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A

일상 속 작은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계절 과일의 색감, 길가에서 스친 향기, 여행 중 우연히 마주친 장면까지 이런 조각들을 ‘디저트로 표현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자주 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디저트를 먹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까?’를 제일 먼저 떠올려봅니다. 어울리는 식감, 향, 단맛의 정도를 하나씩 조율해가며 최종적으로 레시피를 완성해요. 물론 SNS를 통해 유행하는 디저트를 참고하기도 하지만, 레시피에서 매력을 느낀 요소가 있을 때 저만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그간 방문해 보셨던 곳 중 디저트 맛집을 한 군데만 소개해주신다면?

A

전국 곳곳에 매력적인 디저트 가게들이 많아서 한 곳만 고르기가 참 어렵네요. (웃음) 저는 대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최근 다녀온 디저트 가게 한 곳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오픈한 파티세리 ‘곳간집’인데요. 계절 과일을 중심으로, 사계절 내내 다양한 맛과 눈길을 끄는 디자인의 디저트를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셰프님께서 원재료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뛰어나셔서 그런지 디저트에서도 좋은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더라고요. 여러 가지 디저트를 맛봤는데, 그중 피스타치오 타르트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피스타치오의 고소한 향과 촉촉한 시트, 바삭한 카라멜 슈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고, 기분 좋아지는 달콤한 맛이라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Q

자신을 ‘디저트’로 표현한다면 어떤 디저트일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A

밀도 있는 베이스 위에 부드러운 크림과 다양한 토핑이 겹겹이 어우러진 치즈케이크가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중심은 단단하게 지키되, 그 위에 쌓이는 감정들은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거든요! 무엇보다 치즈케이크는 가장 애정을 쏟는 클래스 품목 중 하나이기도 해요. 기본 바닐라 치즈케이크를 베이스로, 말차·초코·흑임자·보늬밤·옥수수·딸기 등 다양한 맛으로 응용할 수 있거든요.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 조화로운 풍미, 그리고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따뜻함까지! 저도 디저트를 통해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현재는 ‘베이킹 실험실’을 주제로 한 이론 레시피북 출간을 준비 중이에요. 재료와 공정에 따른 차이를 비교·분석하며, 베이킹의 원리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이해하며 배우는 베이킹’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요. 또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더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열심히 제작 중입니다.

내년부터는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도 준비 중이에요. 현지 파티시에와 콜라보, 통역·세미나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국내 디저트 종사자분들과 일본 파티시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익숙한 공간을 떠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훨씬 커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웃음)

*

본 기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를 담은 것으로, 한국소비자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파티시에’ 한줄평

“일상에 달콤한 순간을 더하는 사람이다”

디저트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가장 부드러운 방식이에요. 작은 한 조각에 정성과 기쁨을 꾹 눌러 담아,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여러분의 일상에 소소하지만 확실한 달콤함을 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