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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덕질

“무엇하나 쉽게 버릴 게 없다!”
리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글·이에디나 <‘누구나 신의 손이 되는 쉬운 리폼’ 저자>

리폼의 세계는 참 신기합니다. 오래된 청바지가 힙한 가방으로, 잘 메지 않던 핸드백이 유니크한 모자로 재탄생하며 또 다른 쓰임새를 찾죠. 이에디나 작가는 쓸모를 잃은 재료를 한 땀 한 땀 엮으며 느낀 즐거움과 새 생명을 불어넣는 매력에 빠져 리폼의 세계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소비자시대 12월호에서는 믿고 빠져드는 신의 손, 이에디나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패션 리폼 유튜브 ‘신의손 이선생 - DIY edigna’를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이에디나라고 합니다. 제 채널에서는 더 이상 입지 못하는 낡은 옷이나 못 쓰는 물건들을 이용해 실용성 있는 작품과 그 제작 과정을 소개하고 있어요.

Q

MBN에서 방영한 ‘특종세상’에서 리폼의 여왕이라 소개되셨어요. 이 별칭을 얻기까지 많은 일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리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여성복 옷가게를 운영하며 감각대로 옷을 리폼해 저희 아이들에게도 입히고 매장에 전시하기도 했었어요. 리폼하는 과정이 저에게 있어 일종의 취미였거든요. 옷에 오브제나 패치를 붙이고 원하는 모양이 되도록 재봉하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흥미롭게 보신 건지, 어느 날은 지역 문화센터장님이 찾아와 말씀하셨어요. 리폼 강연을 해달라는 부탁이었죠. 어려웠던 가계 사정 때문에 일찍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지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강의를 시작했는데 수강생들로부터 제 작품이 멋지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리폼을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마음먹었죠. 그렇게 시작한 지 벌써 25년이 다 되어가네요.(웃음)

Q

25년여 간 바느질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리폼의 매력,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혹시 ‘구제’ 옷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구제 옷은 남이 입다가 다시 시장에 나온, 일종의 헌 옷을 말해요. 저는 평소에 구제 옷가게에서 옷을 사는 편이에요. 자녀들도 마찬가지고요. 원피스가 4천 원, 셔츠가 2천 원, 정말 저렴하거든요. 옛 주인의 손을 조금 탔더라도 입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죠. 잘 입다가 질린다는 이유로, 작은 구멍이 나서, 유행이 지나서 등 구제 옷에는 버려지게 된 보이지 않는 사연들이 있어요.

이러한 옷들을 가져와서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고, 나만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잊힐 뻔한 옷들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기분이 들어 짜릿하기도 하고요.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리폼이 가진 본질적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유튜브 구독자 220만 채널 ‘신의손 이선생’의 주인공이세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데에는 따님인 양재빈 작가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어요.

A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항상 일을 하고 있었기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은 편이었죠. 그래서 늘 같이 있어 주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인형을 만들어주곤 했어요. 성인이 되었을 땐 옷이나 가방을 만들어주었고요. 막상 아이들은 제가 만든 작품이 너무 아깝다고 제대로 쓰지 않았지만요.(웃음) 어느 날에는 딸이 유튜브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권유를 했어요. 사실 처음엔 내키지 않았어요. 영상 촬영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제겐 다른 직업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와 함께 있고 싶다는 딸의 마음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결국은 딸아이 설득에 못 이겨 영상 한편을 올렸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댓글이 달리면 신기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1년 만에 100만 구독자, 이후 급성장해 지금은 220만 구독자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구독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Q

작가님 손을 거치면 오래된 수건이 앞치마로, 버려지는 양파망이 독특한 가방으로, 구멍 난 우산이 수영복으로 재탄생합니다. 영감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A

리폼할 옷을 보면 즉각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구제 옷가게에서 옷들을 구경하다 보면 ‘여기엔 주머니를 달아야지’, ‘이 부분엔 패치를 덧대 포인트를 살려야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때로는 그 자리에서 스케치도 하고요. 여러 아이디어를 미리 저장해두고, 그걸 기반으로 디자인을 발전시키죠.

구제옷을 활용한 리폼 작품

물론 디자인만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독창성과 실용성도 중요해요. 저희 집에 있는 소파 커버부터 방석, 베개까지 모두 직접 만든 리폼 작품이에요.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리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디자인과 함께 독창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답니다.

Q

유튜브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꼽는다면?

A

여러 콘텐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옷을 활용한 리폼 콘텐츠가 가장 인기가 좋아요. 채널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구멍 난 패딩을 잘라 상의, 치마, 가방을 만들었던 콘텐츠를 많은 분들이 봐주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집에 있는 소재를 활용해 따라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분들이 많아서 그런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몇몇 분은 영상을 보고 도전해 리폼에 성공했다는 댓글도 많이 달아 주시곤 하는데요. 그럴 때 참 뿌듯하답니다.

영상 제목 조회수
낡아서 못입는 브래지어를 버리지 마세요 2 5359만회
오래된 브래지어를 버리지 마세요! 3829만회
구멍난 우산을 버리지 마세요 3228만회
낡아서 못입는 브래지어들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2998만회
싫증 난 스웨터를 버리지 마세요 2725만회
안 입는 오리털 점퍼나 패딩을 버리지 마세요 2 2642만회
Q

누구나 신의 손이 되는 쉬운 리폼을 발간하셨어요. 어떤 책인지 소비자시대 독자들께 소개 부탁드려요.

A

누구나 신의 손이 되는 쉬운 리폼은 재봉틀이 없어도, 바느질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도 ‘리폼’이라는 분야에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 마음을 담아 딸과 함께 집필한 책이에요. 4년 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인기 있었던 작품을 추려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그리고 QR코드를 찍으면 영상이 나오도록 제작해 독자들의 이해도 높이고자 했죠. 직접 따라 해보시면 알 수 있을 거예요. 리폼은 어려운 분야가 아니라는 걸요. 집에 하나쯤 있을법한 소재들로 꾸려보았으니 도움이 많이 되실 거라 생각해요.

Q

신의 손을 꿈꾸는 초보자가 도전하기 좋은 리폼 아이템을 추천해 주신다면?

A

가장 쉽고 간단한 입문 아이템은 ‘청바지’예요. 청바지를 쓱싹쓱싹 자르고, 조각을 만들어 가운데를 박음질하면 치마로 변해요. 길게 자른 부분들을 연결하면 앞치마가 되고요. 미숙해서 박음질이 삐뚤빼뚤하게 돼도 괜찮아요. 청바지 원단은 탄탄해서 여러 번 시도해도 변화가 크지 않거든요. 이렇게 간단한 작품들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으니 과감히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청바지를 활용한 리폼 작품

Q

2025년이 머지않았습니다. 리폼 덕후로서 준비하고 있는 내년의 목표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요즘 환경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죠. 특히 옷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해요. 신중하게 옷을 사고, 입지 못하는 옷은 수선하거나 리폼해서 입는 분들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담아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리폼의 매력에 빠져, 버려지는 옷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제대로 된 리폼 강사를 양성해 글로벌한 리폼 강사님들을 더 많이 배출하고 싶네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에디나
작가

2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 1위’ 유튜브 리폼 채널 ‘신의손이선생 - DIY edigna’를 운영하는 리폼 크리에이터로, 의류 리폼 강사로 활동하며 각종 미술 대전에서 상을 휩쓴 바 있다. 헌 옷을 새 옷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튜브 콘텐츠는 조회수 7억만 뷰를 달성해 환경 운동 트렌드를 주도하며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범인 ‘버려지는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누구나 신의 손이 되는 쉬운 리폼

유튜브www.youtube.com/@diyedig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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