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로그 분석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소비자칼럼

HOME>소비자뉴스>뉴스레터>소비자칼럼

소비자칼럼 상세정보 보기
제목 소비주의, 불평등 그리고 소비자의 분리불안
작성일 2015-12-23 조회수 7156

[ 소비자칼럼 619 ]

소비주의, 불평등 그리고 소비자의 분리불안

김성천 팀장(정책연구실 법제연구팀)



2011년 8월 영국폭동(UK riots)을 기억하는가?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청년이 사망한 사건에 촉발되어 토트넘을 시작으로 런던 중심가 등 20여곳에서 폭동과 약탈이 동시 다발로 이어지고 버밍엄, 리버풀 등 다른 도시로까지 확대되었다. 이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경기침체, 긴축재정, 청년실업 등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이중 설득력있는 원인은 소비주의 철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이 주장한 소비주의(Consumerism)이다. 소비주의의 욕망을 정당하게 쇼핑할 수 없는 '불완전하고 자격을 잃은 소비자'(defective and disqualifed consumer)는 혁명이 아닌 분노 또는 폭동의 주체로서 소비자의 숨겨진 정체성이다.

소비주의는 현대사회의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상품과 브랜드가 새로운 우상으로 등장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쇼핑장소는 소비자라는 신도의 예배를 위한 신전이 되었다. 소비는 최상의 언어로 쇼핑을 통해서만 세계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쇼핑장소에서 욕망들을 구매하고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 누구나 소비자로서 쇼핑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쇼핑은 멈출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소비자가 쇼핑의 자유를 만끽하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 88세대 등등 불완전하고 자격을 잃은 소비자는 원하는 만큼 쇼핑하지 못한다. 결국 욕망이 충족되지 못하여 무의미한 삶이 되고 인간존엄도 상실될 수 있다는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의 상태가 된다.

바로 이것이 소비주의에 내재된 불평등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불평등은 지뢰밭과 같아 언제나 소비자를 불안하게 한다.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지뢰는 누구나 밟을 수 있다. 이를 밟는 소비자는 격렬하게 분노하고 더 나아가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행위를 통해 쇼핑의 욕망을 대체하게 된다. 구조적 폭력은 소비자본주의의 DNA이다. 누구나 불평등의 상황에 들어가 폭력을 동반한 쇼핑을 하게 될 수 있다. 분리된 소비자가 분노하고 폭도로 변하는 것은 소비주의의 숨겨진 구조적 폭력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지금과 같이 신자유주의와 소비주의가 가속화되고 경제불황이 지속된다면 소비자의 불안은 커져갈 것이다. 이에 월가점령운동과 함께 영국폭동의 원인을 연구하고 교훈을 되새겨 볼 때이다. 소비자의 불안은 쇼핑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이란 지뢰밭이 커져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정당한 쇼핑이 아니라 분노의 쇼핑 상황속에 빠져들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쇼핑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소비인간(Homo consumericus)의 관점에서 현재의 소비자사회와 소비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올바른 질문과 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한국소비자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목록

게시물 담당자 및 만족도 평가 안내
게시물 담당 : 주택공산품팀 이유진 ((031)370-4736 / yujin0825@kca.go.kr)

quick menu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