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치있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비거니즘

직장인 영은씨는 오늘도 회사 팀원들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에서 조심스레 샐러드를 꺼내듭니다. 이내, 어김없이 화젯거리는 영은씨의 점심 메뉴가 되지요. “그렇게 먹으면 배 안고파?”, “다이어트 하는 거 아냐?”, “어떻게 고기를 안 먹고 살지?”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영은씨는 조용히 웃기만 합니다. 채식을 할 때마다 매번 겪는 익숙한 상황이기 때문이죠. 다만, 나름의 확고한 신념이 있기에 이런 상황들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는 걸 조금은 이해받고 싶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선택한, 가치 있는 길이라는 걸요.

나는 왜 채식을 하는가

채식주의자는 어떻게 ‘채식’이라는 삶의 양식을 선택하게 된 걸까요? 그들의 목소리를 빌려, 채식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들어봅시다.

1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기 위해서요

어릴 적부터 원인 모를 두드러기, 아토피 때문에 쭉 고생해왔어요. 그러다 몇 년 전에서야 알레르기 검사를 했는데, 동물성 단백질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 우유, 치즈, 달걀과 같은 것조차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의 길을 강제로 걷게 됐죠.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피부도 멀쩡하고 건강을 되찾아서 좋아요. 다만, 친구들과 군것질할 때 가끔 소외감을 느끼는 것 빼고요.

2동물은 가치 있는 생명이니까요

어느 날, 채식주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어요. 대규모 축산기업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을 보여주더라고요. 각종 약물에 노출된 데다 도축까지 끔찍한 과정을 거쳐 생을 마감하는 생명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강아지나 고양이는 귀엽다고 좋아하면서, 소나 돼지는 왜 저렇게 잔인하게 죽어야할까. 남들에게 이런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저는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론 내렸고, 그 다짐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3지구와 환경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2006년 U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축산업은 환경을 악화시키는 큰 요인 중 하나라고 해요.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축산은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고, 토양을 악화시키기 때문이죠. 또 그 가축들은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무려 3분의 1을 섭취한다고 해요. 더욱이, 사료용 곡물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석유 화학 비료는 대량의 메탄가스를 방출해 환경을 오염시키죠. 이게 모두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인간의 욕심이 낳은 비극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저는 채식을 함으로써 그 의무를 지키고 있는 것 뿐이에요.

채식주의자도 유형이 있다?

또 채식주의자라고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채식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식주의자는 크게 ‘베지테리언’과 ‘세미 베지테리언’으로 나뉘는데요. 베지테리언에는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우유와 유제품을 먹지만 생선, 해물, 달걀을 먹지 않는 ‘락토’, 달걀을 제외한 생선, 해물, 우유,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오보’ 등이 있습니다. 또 세미베지테리언에는 우유, 달걀, 어류는 섭취하지만 가금류, 조류는 섭취하지 않는 ‘페스코’와 평소에는 채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선택하는 ‘플렉시테리안’ 등이 있죠. 모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채식’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지향점은 같다는 것에 의의가 있겠지요.

베지테리언

비건Vegan

락토Lacto

오보Ovo

락토오보Lacto Ovo

세미 베지테리언

페스코Pesco

폴로Pollo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먹는 것만 ‘채식’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먹는 것만이 ‘채식’이 아닙니다. 삶의 전반적인 양상에서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비거니즘(Veganism)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데요. 먹는 것뿐만 아니라 입고, 바르는 것 또한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비거니즘은 동물의 학대나 죽임 없이 윤리적인 소비를 도모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실제로 비거니즘에 대한 열풍은 새로운 유행으로도 떠오르고 있는데요. 지난해 유럽, 트위터에서 ‘비거니즘’에 대한 트윗은 2000만 건을 기록해 2018년 트위터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수많은 브랜드가 ‘비건 의류’, ‘비건 화장품’ 등 다양한 아이템을 등장시키고 있는데요. 대개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제품을 내놓거나, 동물의 털 대신 인조 모피나 털을 이용해 만든 ‘페이크 퍼(fake fur)’ 옷을 생산해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윤리적인 운동에 발맞춰 영국은 세계 최초로 모피 생산을 위한 동물 사육을 금지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모피 판매 자체를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모든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가치 있는 움직임. 여러분도 작은 곳에서부터 실천해보세요.

명실상부 채식주의자의 말, 말, 말

채식주의 식단으로 진보하는 것만큼
인류의 건강과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채식과 소식(小食)은 건강과 육체적 활력뿐 아니라,
마음과 행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토마스 에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