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추천정보

다르게 살고 싶다면, 일단 비우세요

심지은 <‘1일 1정리’ 저자>

최근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잘하기로 소문난 연기자 신애라 씨와 맥시멀리스트로 알려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가 의뢰인의 집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얼마 전에는 탤런트 정은표 씨가 나왔습니다. 그는 정리 후 환골탈태 된 집안을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리 전에는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이에요.

재미있고 꾸준하게, 비움 프로젝트 5가지

잘 정리된 공간을 보면서 ‘우리 집은 안 돼’라고 생각한다면, 복잡함과 불편함에 익숙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익숙한 공간과의 결별을 선언할 계기가 필요하죠. 저는 네이버 <1일 1정리> 카페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이 재미있고, 꾸준히 비울 수 있게 ‘비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회원님들께서 “프로젝트 덕분에 비우네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자주 해주세요. 여러분께도 삶을 심플하고 여유롭게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비움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아래 5가지 프로젝트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 도전해보세요.

프로젝트 진행 Tip.

현관→옷장→주방→욕실→책장→거실→아이방 순으로 한 공간씩 공략해보세요. 가장 스트레스받는 공간부터 해도 좋아요. 공간별로 설레는 물건들만 남을 때까지 ‘비움 프로젝트’의 규칙에 따라 매일 일정한 개수의 물건을 비우는 거예요.

레인보우 게임

레인보우 게임은 요일에 해당하는 만큼 물건을 비우는 거예요. 월요일에는 1개, 화요일에는 2개, 수요일에는 3개…, 토요일에는 6개, 일요일에는 7개를 비우는 방법이죠. 바쁜 한 주의 시작은 가벼운 비움으로 시작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주말에는 좀 더 많은 물건을 비울 수 있어요. 특히, 무지개에는 행운, 희망, 행복, 약속이라는 좋은 상징이 있다고 해요. 우리 집에 행복이 깃들기를 기대하며 이 게임에 참여하셨으면 좋겠어요.

비움 챌린지

비움 챌린지는 매일 9개의 물건을 비우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한 달에 270여 개를 비우게 됩니다. 그런데 왜 하루에 9개냐고요? 이유가 있습니다. 풍수학에서는 9개의 물건에 변화를 주면 그 공간의 기운이나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해요. 매일 9개의 물건을 비워내면서 어제보다 더 밝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비우시길 바라요.

미니멀 게임

좀 더 열심히 비우고자 한다면 미니멀 게임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것 역시, 한 달 주기로 진행되고요. 게임 규칙은 1일에는 1개, 2일에는 2개, 3일에는 3개…, 29일에는 29개, 30일에는 30개처럼 해당 일 차수만큼 물건을 비워내는 것입니다. 비워나가는 개수가 한 개씩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감 없이 참여할 수 있고요. 시간이 갈수록 더 도전적으로 많은 물건을 비워낼 수 있어요. 미니멀 게임은 <미니멀리스트>라는 책을 쓴 두 저자가 제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1,000개 비움

네 번째는 가장 큰 도전일 수 있어요. 바로 1,000개 비움에 도전하는 건데요.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동기부여가 되는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릴게요. <도시민속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도시에 사는 4인 가족은 평균 4,500개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리된 공간에 사는 4인 가족은 평균 2,000개 미만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같은 조건으로 집에 많은 물건이 쌓여 있는 상태라면 1,000개 비움을 서 너 번은 해야 정리된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1,000개 비움을 할 때는 3개월 이내에 완수하는 것이 좋고, 6개월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생활 쓰레기를 제외한 물건 1,000개를 비운다면, 미니멀라이프에 점점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레인보우 게임, 비움 챌린지나 미니멀 게임을 하면서 상위 목표로 1,000개 비우기에 도전해도 좋겠습니다.

K점 넘기

마지막으로 K점 넘기에요. K점이라는 것은 임계점이라는 뜻으로, 스키점프에서 구간마다 기준이 되는 선인데요. K점을 넘어선 만큼 가점을 받는다고 해요. 비움에도 K점이 존재합니다. 더 비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막연히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물건을 비워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졸업앨범, 일기, 트로피, 기념품 같은 것 말이죠. 비우기 어려운 물건들이죠? 하지만 이런 물건을 비운 사람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과 함께 스스로 성장한 기분마저 든다고 해요. 물건에 대한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비움 방법

위에서 알려드린 방법은 시간과 에너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지만, 비우기를 정말로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이 있어요. 바로 죄책감입니다. 쓸 만한 물건을 버려야 할 때,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인데요. 비우는 일이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일이 될 수 있도록 자원을 환원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면 어떨까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두면 ‘고물’, 주면 ‘보물’이라는 슬로건 많이 들어보셨죠? 안 쓰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방치되었던 물건이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되고, 평소 실천하기 어려웠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게 되고,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중고판매

중고판매는 비우는데 가장 큰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방법입니다. 얼마 전 카페 회원님께서는 아이들이 안 보는 책을 팔아서 12만 원을 버셨대요. 안 읽는 책을 알라딘이나 예스24에 판매하는 것은 중고판매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중고판매를 번거롭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근마켓’ ‘번개 장터’를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소개 글 몇 줄 써서 올리면 돼요. 동네 사람들과 집 근처에서 직거래로 거래하는 것이니 택배 보낼 번거로움도 없어요. 이렇게 중고 판매하고 난 뒤 얻은 이익들은 저금통에 차곡차곡 모아서 현재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보태거나,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사치를 부리는 것도 좋을 거예요. 그 재미로 더 열심히 비움을 하게 될 테니까요.

2기증하기

생활잡화

빡빡한 가계경제로 인해 평소 기부를 생각할 수 없다면, 내가 안 쓰는 물건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요. 먼저, 주방용품, 생활용품은 ‘아름다운가게(www.beautifulstore.org)’, ‘굿윌스토어(goodwillstore.org)’에 기증해주세요. 기증 물품을 판매해서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습니다. 지역에 오프라인 가게가 많아서 직접 가져다줘도 되고, 3박스 이상이면 방문 수거도 돼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줘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도 되죠.

요즘에는 옷을 해질 때까지 안 입죠? 안 입는 옷들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이런 옷들을 비울 때는 ‘옷캔(otcan.org)’에 보내주세요. 기증된 옷은 제3국으로 보내어져 배분되기도 하고, 일부는 판매되어 그 수익금이 빈민국 아이들의 미술교육과 위생교육에 쓰인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년 버려지는 옷, 기업의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소각을 하는데, 이렇게 소각되는 옷을 재활용하게 되면 톤당 소나무 24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3국의 아이들도 도우면서 환경보호까지 할 수 있다니 참 좋은 방법이죠?

지금 내가 안 읽은 책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줄 만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선뜻 내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세요? 안 읽는 책 중에 최근 5년간 발행된 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책다모아(nl.go.kr/NL/contents/N30401010000.do)’라는 캠페인을 통해 기증하실 수 있어요. 보내신 책들은 지역별 작은 도서관이나 정보 소외기관으로 보내어진다고 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책다모아’ 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10kg 이하로 포장해서 착불로 보내면 됩니다.

장난감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이의 흥미가 떨어지는 장난감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은 ‘코끼리 공장(blog.naver.com/kogongjang)’으로 보내주세요. 고장 난 장난감도 괜찮습니다. 수리해서 소독하고 재포장 후에 지역 취약계층 어린이들과 아시아 아프리카 난민 아이들의 성장 발달 지원을 위해 전달됩니다.

기관이나 단체 외에도 이웃들과 나눌 방법이 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의 ‘나눔/드림’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지역 기반의 중고판매 앱에 판매금액을 ‘0원’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나눔 받는 분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으면, 그냥 버리기 아까운 물건에 새 주인을 찾아주었다는 기쁨을 느끼게 되실 거예요.

비움으로 좋은 소비습관 만들기

서두에 이야기했던 정은표 씨가 <신박한 정리>에 출연 후, 어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리하기 전에도 행복했어요. 그런데 정리하고 나서 더 행복해졌어요.”라고 말이죠. 여러분의 주변에 안 쓰는 물건이 쌓여있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안 쓰는 물건을 비우고, 그 자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로 채워 나갈 때 생기는 변화는 큽니다.

공간에 여유가 생기는 것은 물론, 비우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함으로써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죠. 생활 쓰레기가 생기면 바로 비울 수 있게 되고요. “이 옷은 왜 안 입게 되었지?” “이 반찬은 왜 먹기 싫었지?” “이 제품은 왜 사게 되었지?”를 생각하면서 비우기 때문에 소비하는데 신중하게 됩니다. 또한 비울 것을 찾다 보면, 우리 집에 있던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므로 결국 낭비가 줄어들게 되죠. 마지막으로 집안의 물건을 판단하고 비우면서 주변 환경을 통제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자신감이 생기기까지 합니다.

지금껏 채우는 데에만 급급했던 삶의 열차에서 내려와 저와 함께 비우는 삶으로 걸어 나가면 어떠실까요?
그 여정을 통해 여러분들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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