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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 느슨해진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습관

신미경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저자>

한 해가 저물 무렵이면 실체 없는 허무, 공허, 우울함에 속수무책이 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모든 문제는 로또 당첨처럼 희박한 확률의 행운으로 단번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언뜻 사소하게 보이지만 자신을 잘 돌보며 사는 습관이야말로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는 일입니다. 저는 쾌적한 침실에서 달게 자고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납니다. 전신 스트레칭을 10분 동안 하고, 세안 후 마사지를 잊지 않죠. 어제 미리 준비해둔 아침 식사를 꺼내 천천히 먹으며,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메모합니다.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기에 지금 하는 일에서 나의 성장과 재미를 발견하고 있어요. 오늘 주어진 일을 잘 마치면 매일 조금씩 하는 공부 습관도 잊지 않습니다. 물론 유독 피곤한 날에는 공부까지 하기 벅차요. 오늘 하지 못했다면 내일 다시 시작합니다. 내가 할 일을 잘 알고 있기에 방황과 불안이 적은 일상을 보내고 있죠.

작지만 큰 효과, 당장 실천하는 소소한 습관 리스트

소모적인 즐거움을 쫓기보다 좋은 습관을 반복하면 삶에 만족이란 복리 이자가 붙게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뿐이고, 미래는 오늘이 쌓인 결과입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고, 자신을 바꾸려면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01 나만의 리듬이 담긴 시간표 만들기

자신만의 시간표가 있다는 건 내가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고, 삶의 방향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준이 확실하고, 자기 통제력이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죠. 우리는 어린 시절 시간표를 짜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법을 배웠는데요.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필요한 감각입니다. 자신만의 좋은 습관을 담아 가장 먼저 시간표를 짜보세요. 일정한 수면 시간, 운동을 더 하고, 식사, 업무 시간, 평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예컨대 공부나 독서 시간을 넣어 봅니다. 만일 일을 마치고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잘못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삶을 방치하지 마세요.

나만의 시간표
만드는 Tip

먼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생활, 일, 건강, 인간관계, 배움처럼 삶의 필수적인 부분에서 나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보는 나와의 대화 시간이 필요하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순으로 목록을 써보세요. 그리고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과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골라서 작게 시작해 봅니다. 처음부터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면 금세 지치기 때문이죠.

02 나를 긍정하는 행복 의식 갖기

설레는 일이 없고 무료함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순간을 다소 지루하지만 큰 고민 없는 평온한 상태라 여깁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료함을 부정적인 감정이라 느끼죠. 삶의 의미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커다란 일이 주는 강한 자극이 아닌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자잘한 만족을 얻는 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일상 수행의 한 부분이기도 하죠.

행복 의식을
찾는 Tip

내가 긍정을 느끼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화분에 물주기, 숲길 산책, 요리하기,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등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나에게 분명 의미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아침 시간을 의식처럼 시작합니다. 짧게 명상과 요가를 하고, 잘 우려낸 차를 마시죠. 오늘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고, 어떤 하루를 보낼지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자신이 가장 평온한 시간에 내 몸이 아무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는 행복 의식을 찾고 매일 반복해보세요. 그리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겨보세요.

03 먼저 바른 자세로 살아가기

운동을 즐기거나 그렇지 않거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바른 자세로 살기입니다. 한 자리에 오래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으면 허리디스크가 오기 쉽고, 다리를 꼬고 앉는 버릇을 하면 골반이 비틀어집니다.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이나 책을 오래 보는 자세는 거북목을 불러오죠. 이렇게 소소한 몸의 틀어짐이 계속 쌓이면 병으로 발전합니다.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지금 나의 자세입니다. 허리를 펴고 바르게 앉고,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고 걷습니다.

04 반드시 지킬 식사 규칙 하나를 정해 보기

저는 질 좋은 음식을 먹으려 노력합니다. 음식을 입에 넣기 전 ‘내 건강에 도움이 될까, 되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죠. 좋아하는 것을 먹지 못할 바에야 오래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혀에 중독적인 음식이 정말 내 몸이 좋아하는 음식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패스트푸드, 방부제가 든 가공식품은 지난 역사 속 조상들이 먹지 않았던 것이죠. 제철 채소, 자연에서 난 그대로에 가까운 식재료를 먹지 않으면서 건강한 몸을 바랄 수 없습니다.

식사 규칙
정하는 Tip

이미 길든 맛있는 음식을 모두 참고 지낼 순 없습니다. 대신 자신의 몸 상태를 관찰해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식사 하나를 정해 봅니다. 제 몸은 단 음식에 취약하므로 제가 반드시 지키는 식사 규칙은 ‘설탕 음료는 먹지 않는다. 목이 마르면 물이나 차를 마신다’입니다. 덕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살아갑니다. 내 몸이 어디에 약한지 먼저 관찰하세요. 대부분 여러 식사 경험과 건강검진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자신의 행동에 브레이크를 거는 규칙을 만들 때는 ‘무조건 안 돼’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전소서가 Dianxi Xiaoge

중국 운남성에 사는 요리하는 유튜버. 자급자족 요리 생활을 보여주는 채널입니다. 가장 좋은 식사법은 자연에서 난 식재료를 내 손으로 요리해 먹는 생활임을 깨닫게 해주죠.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자신만의 식사 규칙을 만들어 지키고 집밥 생활로 나아가는 방향을 가져보세요.

함께 보면 좋은 책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
(마이클 폴란)
혼자의 가정식
(신미경)

05 직업인으로서 ‘워라밸’ 의식 갖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업무가 그저 버텨야 하는 시간이라면 삶의 절반이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버티는 삶은 확실히 불행을 불러오죠. 돈벌이로서 일이지만, 지금 하는 일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해보세요. 내가 발견한 하나의 의미가 그 일을 계속하게 해줄 것입니다. 또 집에 들어오면 업무 스위치를 꺼두는 게 필요합니다. 저는 보통 샤워를 하고 나면 휴식 모드로 돌아갑니다. 업무 스위치를 끄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다음 날 일을 하는 데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

06 정돈된 생활을 만드는 ‘바로 하기’ 습관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정돈된 환경이 창조력을 질식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주변 정돈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은 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산만하고 지저분한 환경에서 쾌적함을 느끼기는 어려울 거예요. 특히 집은 휴식하는 공간으로서 기능이 큽니다. 집에 돌아와 바로 소지품 정리하기, 식사 후 바로 설거지하기, 샤워 후 뒷정리 바로 하기 등 무엇이든 미루지 않고 바로 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부채 의식이 사라져 개운한 상태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일에서도 마찬가지. 바로 하는 습관은 시간, 돈, 체력 모두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07 하루의 끝, 감정을 다스리는 마음 챙김

하루를 마무리할 때 잠깐이라도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생긴 긍정의 마음은 저장해두고,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는 청소합니다. 불만이 커지는 건 매일 마음 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그 가르침대로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과 감사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록하거나 명상으로 자신을 마주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자신을 똑바로
마주 보는 Tip

이 때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제삼자의 눈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연습을 해봅니다. 일종의 ‘자기객관화’이죠. 자신이 가진 문제를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모든 일에 남 탓을 잘하거나 푸념을 멈출 수 없다면, 정말 나를 괴롭게 했던 사람은 타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예민한 지점은 다릅니다. 남들이 나의 예민한 구석을 파악하기 어렵고, 때론 나 자신을 모를 때도 많지요. 먼저 나의 예민함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마주 보세요.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보낼지 선택하세요. 이때 호흡이 도움이 됩니다. 깊은 호흡을 들이마시며 나의 문제를 마주하고, 내쉬는 호흡으로 흘려보내며 마음을 평안히 만듭니다. 의식적인 호흡을 통해 여기 존재하는 자신을 잘 달래면서 내일도 잘 살아가자 응원해보세요.

함께 보면 좋은 영상

Soothing Relaxation

평화롭고 고요한 명상 음악이 필요하다면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함께 보면 좋은 책

좋은 사람으로 사는 법
(팃낙한)
오늘부터 나는
최고의 컨디션(스즈키 유)

무엇보다 계속 해나가는 힘

저는 하루에 세 가지를 표로 정리하며 하루를 마칩니다. 생활 가계부(오늘 소비한 비용 정리), 건강 기록부(좋은 식사와 운동 습관 지키기), 지적 일상 관리부(오늘 배운 것에 대한 기록)라 부릅니다. 오늘 내가 한 일을 짧게 적어보면 때론 뿌듯함이 때론 개선해야할 부분이 보이죠. 그리고 기록을 통해 오늘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습관을 지속하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몸에 밴 습관이 될 때가지 계속해 나가는 것이죠. 마치 기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면 비로소 나의 습관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