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하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영화 <인 타임>에서의 인류는 노화의 비밀을 밝혀 불로장생할 수 있는 법을 깨우치는데요. 하지만 누구나 영원히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수명은 단 25년. 25살 생일이 지나고 나면 그 즉시 노화가 멈추어 버리고, 팔목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의 초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계는 365일이 지나면 초침이 0에 다다르게 되고, 시계가 멈춘 사람의 심장은 덜컥 멎고 말죠. 하지만 이 시간은 서로 주고받을 수도 있고, 사고팔 수도 있고, 다른 가치와 맞바꿀 수도 있습니다. 커피 한 잔에 4분, 권총 하나에 3년, 스포츠카 한 대에 59년. 마치 ‘돈’처럼 말이죠.
단 한 시간이라도 더 살고 싶다면, ‘시간’을 벌어라
일용직으로 일하며 하루 살아 ‘하루’를 겨우 벌어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던 28살 청년, 윌. 그는 우연히 한 술집에서 넘쳐나는 시간을 자랑하고 있는 해밀턴이라는 남자를 마주칩니다. 그의 손목에는, 빈민가에서는 영원히 꿈꾸지도 못할 10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죠. 그 시간을 본 누군가는 해밀턴의 시간을 빼앗을 계략을 꾸미고, 윌은 자신까지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밀턴을 구해냅니다. 애써 목숨을 부지한 해밀턴은 윌에게 100년이라는 시간을 선물하고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죠. “부디, 내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아줘요.”
뜻하지 않게 긴 시간을 얻은 데다, 부자의 영생을 위해 누군가는 죽어가야만 한다는 이 세계의 굴레를 깨달은 윌은 이 생태계를 뒤엎을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어머니를 모시고 부유층의 도시 ‘뉴 그리니치’로 향할 계획을 세웠지만,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귀가하던 중 시간을 모조리 소진해버려 그의 눈앞에서 숨을 거두고 말죠. 어머니의 죽음 앞에 더욱 독기를 품게 된 윌은 홀로 뉴 그리니치로 향하고, 카지노에서 100년이라는 시간을 베팅하여 10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따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던 중 부잣집 딸 실비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와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누구나 부러워 할 만큼 어마어마한 시간을 가진 실비아는, 회의감에 젖은 눈동자로 말하죠. “가난하면 죽고, 부자면 헛살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 귀하게 소비하는 법
영화 <인 타임>에서의 시간은 곧 목숨과도 같은, 아주 귀한 존재입니다. 이를 현실의 ‘돈’으로 바꾸어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와도 크게 다름이 없다는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비록 즉사에 이르는 극단적인 모습은 아닐지라도, 벗어날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의 이치처럼 말이죠. 하지만 중요한건 우리가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이에게 한정된 이 소중한 시간을 더욱 현명하게 소비할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하루 24시간, 시간 소비 계획표
점검하기
생활계획표를, ‘시간’에 초점을 맞춰 작성해보세요. 조금 더 철저하게 하고 싶다면 스톱워치를 사용해 소비되는 시간을 꼼꼼히 기록해도 좋습니다.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 데 105분, 샤워하고 단장을 하는 데 67분, 출퇴근에 드는 시간 45분, 집을 청소하는 데 25분… 매일 고정적으로 쓰이는 시간을 살펴보면, 그 외 유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후, 금쪽같은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하고 싶은 일을 체크리스트로 나열해두어 자투리 시간마다 틈틈이 활용해도 좋습니다. 헛되게 쓰이고 있는 시간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촘촘히 채워나갈 첫 단추를 끼울 수 있습니다.
생산·비 생산적 시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생산적인 일을 하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일반적으로 잉여가치를 낳거나 자본과 교환되는 노동은 생산적으로, 그렇지 못한 노동은 비생산적인 것으로 여기는데요. 시간을 돈처럼 귀하게 생각한다면 그 시간 또한 얼마나 생산적인지 판가름할 수 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이 시간이 나에게 가치 있는 시간인지 생각해보세요. 어학 공부, 독서, 운동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반드시 생산적인 일로 하루를 꽉 채우겠다는 무리한 다짐보다, 일정한 비율을 정해 생산적인 시간과 비생산적인 시간을 나눠보세요. 8:2, 7:3, 6:4… 생산적인 시간의 비율을 우위에 두고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어제보다 더 나은 모습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박 없는 오롯한 ‘나’의 시간 갖기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건 다름 아닌 시간입니다. 야속하게도 하루 24시간은 어김없이 정해져 있고, 주어진 하루 안에 일하고,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육아를 하다 보면 금세 시간을 다 써버리고 말죠, 늘 쫓기듯 하루를 보내는 탓에 시간에 대한 강박감이 자연스레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의 노예’가 되기 쉽고요. 시간에 끌려 다니지 말고,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시간을 주도하세요. 불필요한 강박은 버리고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가져보는 거죠. 하루 단 30분이라도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해지는지 살피는 시간을 하루하루 확보한다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시간에도 행복한 나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의 ‘빈익빈 부익부’를 거스르는 두 남녀의 운명은?
영화 <인 타임>에서 우연히 부잣집 딸 실비아와 손을 맞잡게 된 윌은, 가진 시간을 거의 다 빼앗긴 채 생사를 넘나드는 여정을 떠납니다. 시시때때로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도, 윌은 소신껏 말하죠. “타인의 죽음으로 얻는 영생은, 아무 의미도 없어요.” 두 남녀는 시간이 다 닳을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아주 간발의 차이로 ‘하루’라는 시간을 얻는 데 성공합니다. 이때 두 주인공이 마주 보고 내뱉는 대사가, 우리 일상에서도 두고두고 떠올려야 할 말인 것 같네요.
하루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영화인 타임은?
액션, SF, 스릴러 | 미국 | 109분 | 2011.10.27 개봉
앤드류 니콜
아만다 사이프리드 (실비아 웨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윌 살라스)
12세 관람가
근 미래,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의 유예 시간을 받는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진하는 순간, 그 즉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데...
*전문 사진 출처 : 20th Century Fox